난해하다. 추상화를 마주한 일반인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직관적이지 않은 추상화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동반돼야 해서다. 지적인 감상을 통해 시각적 정보를 넘어선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한국 추상미술은 영혼, 무한, 자연 등을 표현하는 한국적 미의식과 동양철학에 기초한다. 한국 추상화의 흐름을 주도한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은 각각 점화, 단색화,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점으로 수놓은 김환기의 ‘우주’ 푸른 단색조의 화면이 공간을 압도한다. 대칭을 이룬 두 원의 이미지가 하나로 연결 돼 더욱
바닥만 한 일기장을 챙겨서 나왔다. 어설픈 문장을 조각조각 모았다는 편지엔 우리 키를 훌쩍 넘은 마음이 담겼다. 그 마음은 글과 말로는 담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랬다. 그저 솔직한 내 모든 느낌을 작은 일기장 속에 숨겨 놓을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가 일상이 된 적이 있을까. 너와 보냈던 시간을 곱씹으며 ‘너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생각한다. 나를 가장 ‘나’일 수 있게 해줬던 네가 “나랑 같이 ‘우리’의 시간을 녹여보자”고 했다. 시작은 어쩌면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동안에 찾아왔다. 아주 조금씩, 자연스럽게 말이다. “넌
벌써 중간고사다. 한 학기의 절반이 지나도록 학교 구경을 못 했다. 3월 초 갓 대학에 입학해 캠퍼스 낭만을 꿈꿨을 새내기들은 물론이요, 학교로 돌아와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정든내기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아쉬움이다. 개교기념일을 맞아 안암의 정취와 맛이 그리울 이들을 위해 안암 맛집 투어를 준비했다. 사장님들이 공개한 레시피가 밥과 디저트, 술안주까지 풀코스다. 집에서라도 학교의 추억을 즐기길, 그리고 마음의 고향을 깊이 간직하길 바란다. 이공대 후문 ‘영철버거’1000원의 행복이 그립다면 ··· 콜라 한 캔에
불평등한 젠더 구조 일상적 성적 대상화로 이어져 여성 분노 표출은 합리적 저항 폭력 존재하는 현실 직시해야 최근 ‘성인 대상 불법촬영물 단순 소지’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놓고 비판이 거세자, 일각에서는 현행법에 대한 비판이 여성들의 ‘과도한’ 불안에 따른 것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유포한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는 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될까 우려하는 건’ 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 장다혜 기획팀장은 “온라인 성
“너 머리 진짜 많이 자랐다. 나 전역하면 너만큼 기르려고!” 입대한 지 반년을 겨우 넘긴 동기 녀석이 까슬까슬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 머리 탈색할까 봐, 완전히 백금발로. 신입생 때도 안 해봤는데 괜찮겠지?” 동갑내기 사촌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2주간 격리됐다가 얼마 전 해제했다. 이번에 생활보조금을 받으면 머리카락에 장난을 좀 쳐보고 싶단다. 그 결정을 응원한다며 말을 보탠다. “살면서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 “이때 아니면 언제 또 해보겠어!” 나도 그랬다. 1학년 2학기, 팔꿈치에 닿던 긴 머리
밖에 못 나가니 집에서 화상 스터디 위험 무릅쓰고 학원 가기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외출을 삼가는 ‘집순이·집돌이’를 자처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늘고 있다. 사기업 취준생 전용현(정보대 컴퓨터13)씨는 “최근 교내 열람실 몇몇 곳이 폐쇄돼 그냥 집에서 공부하는데, 집중이 어려워 목표 공부량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 씨가 참여했던 스터디 모임은 오프라인 만남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하나스퀘어 스터디룸에서 직무 관련 스터디를 했는데, 2월에 확진자가 급증하며 오프라인 모임을 미뤘다”며 “당분간은
토익 시험·채용일정 모두 미뤄져 고시생은 휴·복학 결정에 난감 오프라인 채용박람회 전면 보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월 중 계획된 자격증·어학 시험과 기업 채용일정이 미뤄져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어려움에 처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은 지난달 28일, 3월 1일부터 14일까지의 컴퓨터활용능력을 비롯한 모든 자격검정을 중단했다. 9일 발표로 중단 기간은 31일까지 늘어났다. YBM 한국토익위원회도 2월 29일자, 3월 15일자 TOEIC 시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3월 29일 TOEIC 시험 응시
‘건전’ 친구대행은 구하기 힘들어대행이라 더 편안한 측면도돈으로 엮여 겪는 허무함 커 “같이 놀 사람 두 명 구해요. 밥, 카페 다 사고 친구 비 1인당 1만5000원 드려요.” 본지 기자 2명이 직접 친구대행 알바를 구해봤다. 알바생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를 통해 만났다. 게시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연락이 왔다. 보과대 소속 이용훈(가명) 씨와 김은빈(가명) 씨였다. 친구대행으로 만난 두 사람 모두에게 취재·보도 목적을 밝히고 동의를 구했다. 친구 구인에 성공한 김보성 기자와 신혜빈 기자는 적어도 안암은 벗어나자고
플랫폼이 소통방식에 영향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필요 온라인 속 사람들은 감정을 선택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를 차단하고, 행복한 글을 올리는 SNS 계정만 팔로우할 수도 있다. 특히, 90년대 중반에서 00년대 출생으로, 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 살아온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일수록 이런 소통 방식이 익숙하다. Z세대를 비롯한 일부 현대인들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감정대행서비스를 통해 불편한 감정을 대면하지 않으려 애쓰기도 한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언젠가 오프라인상에서의 감정을 맞닥뜨릴 때 잘 대처할
Z세대 대면소통 어려워해먹방·관찰예능도 감정대행 일부감정대행 어디까지 확장될까 “제발 제 아내를 유혹해주세요!” 영화 에서 주인공 ‘두현’은 아내와 이혼하기를 원한다. 이에 이웃집 카사노바 ‘성기’에게 아내 ‘정인’을 유혹해달라고 부탁한다. 이혼을 전하기 미안하니 아내가 바람나게 해달란 주인공의 부탁이 더는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별대행서비스 업체를 찾으면 누구나 ‘두현’이 될 수 있다. 면대면 의사소통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껄끄러운 감정은 대신 떠맡아주고, 즐거운 감정은 대리만족시켜주는 감정대행
구성원들이 동질성을 갖도록 요구하던 집단문화에서 벗어나, 개성적인 개인의 가치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현대 사회가 변화하면서 다양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대학 구성원에게도 다양성 감수성과 다양성 역량이 요구되는 이유다. 본교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 1월 출범한 고려대 다양성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민영(미디어학부) 교수를 만나 본교가 다양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를 물었다. - 다양성위원회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2017년 9월 열린 ‘성인지 교육포럼’ 이후 다양성위원회를 본격
2019년도 하반기 연구활동 정기 안전교육 수강 대상자가 지난 9월 확대됐다. 안전관리팀의 이번 결정으로 통계학과, 교육학과, 가정교육과, 지리교육과, 사이버국방학과 등이 대상 학과에 새로 포함됐다. 연구 안전교육 대상자 중 고위험 학과 소속 학생은 학기별 6시간 이상, 저위험 학과 소속은 학기별 3시간 이상 연구 안전교육을 온라인으로 이수해야 한다. 미이수 시에는 2020년 상반기 연구(실험)실 출입이 제한되며 해당 학기 성적공시 및 정정기한 동안 성적을 열람할 수 없다. 안전관리팀은 “제재사항의 유무에 따라 학생들의 이수율이 달
홍콩 시위 지지 정서가 본교를 비롯한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대학가 전반에 퍼지고 있다.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홍콩인 유학생 A 씨는 “홍콩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1980년대에 비슷한 시련을 겪은 한국인들의 지지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자보를 연달아 붙이는 ‘대자보 전’이 대표적인 홍콩시위 지지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발로 학생들 간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1. 10일 연세대에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가 게시됐다. 대자보를 게시한 오제하(연세대 사회13) 씨는 “민주화에 대한 홍콩 사람들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지만 혼자 하는 공부가 쉬운 건 아니다. 홀로 마주했을 땐 어려운 이론도 함께 머리를 맞대면 한결 쉬워진다. 교수학습개발원은 본교를 ‘함께 학습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고자 학습공동체 KUPT(Korea University Peer Tutoring)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강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해당 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강한 튜터를 매치해 협동학습을 지원하는 것이다. 2006학년도 1학기에 시작된 KUPT는 2019년 2학기 현재 28회를 맞았다. 44개팀이 참여한 28회 KUPT는
본교 설립 이래 최초로 윤리헌장이 만들어졌다. 본교 구성원의 윤리의식을 제고하고자 지난 6월 출범한 본교 혁신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장=목영준, 실행위원회 위원장=박희등 교수)가 일궈낸 성과다. 혁신위원회 실행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희등 기획예산처장은 “대학은 ‘학교’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회 조직보다 투명해야 한다”며 “윤리헌장은 ‘우리 학교가 대학의 윤리 모델이 되자’는 목적을 이루려는 자발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기존에 있던 교원 윤리강령을 다듬고 직원 윤리강령과 학생 윤리강령을 새로 만들어 윤리헌장을
본교 의료원(원장=이기형 교수)이 24일 오후 3시 강남구 도산대로에서 고려대의료원 청담캠퍼스(청담캠퍼스) 기공식을 열었다. 청담캠퍼스 부지는 2007년 4월 익명 독지가의 기부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기부자와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정진택 총장, 이기형 의무부총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교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공사는 2021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된다. 청담캠퍼스는 융합교육 서비스와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가 가능한 미래 융복합 디지털 헬스케어 시설로 마련될 계획이다. 들어서는 주요 설비로는 최첨단 특화 진료 센터,
지난 10년간 서울총학생회 탄핵 요구는 3차례 있었다. 이 중 2번은 무산됐고 1번은 선거 자체가 무효 처리됐다. 제43대 서울총학 ‘소통시대’(회장=전지원) 탄핵 움직임은 ‘소통시대’가 본교 강의 평가사이트 KLUE를 통해 학생 신상정보를 열람했다는 의혹에서 불거졌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논란의 당사자인 이형규 당시 공과대 학생회장(제43대 서울총학 집행위원회 국원 겸임)은 제44대 서울총학 중 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임되고 제43대 서울총학생회장단이 선관위 일선에서 물러났다.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재적 대의원 78명 중
제51대 서울총학생회 ‘SYNERGY’ (회장=김가영, 서울총학)의 총학생회장단을 탄핵하려는 움직임이 수면 위로 올랐다. 탄핵추진 집행부는 18일 ‘畫虎類狗(화호류구)’라는 제목의 ‘51대 총학생회장단 탄핵 발의문'을 온·오프라인 상에 게재했다. 총학생회장단은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탄핵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행동 나선 탄핵추진 집행부 서울총학 탄핵 기류는 2차 고대 집회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서울총학의 미숙했던 집회 운영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는 등 비판이 제기됐다. 안홍일(정경
본교 법학전문대학원(원장=안효질 교수, 법전원) 입학설명회가 18일 오후 7시 법학관 신관 5층 강당에서 열렸다. 하명호 법전원 교무부원장이 본교 법전원을 소개하며 2020학년도 입학전형을 안내했다. 입학설명회에는 법전원 지망생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법전원 재학생 5명이 학생들의 질의에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 먼저 하명호 교무부원장은 본교 법전원의 강점을 꼽았다. 그는 “사용하는 건물이 매우 많고 해송법학 도서관의 규모는 우리나라 법학도서관 중 가장 크다”며 좋은 시설을 내세웠다. 끈끈한 학생 문화도 장점이다. 하명호 교무
예견된 상황이었다. 고연전 농구, 빙구 경기 티켓을 나눠주지 않는 응원OT가 학생들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평소 응원 OT가 열릴 때면 학생들은 화정체육관 관중석을 모두 채웠다. 이번 OT는 행사 시작 후 2시간이나 지난 오후 8시에도 관중석 5분의 1이 겨우 찰 정도였다. 행사에는 400여 명의 학생들만이 참석했다. 티켓 없는 응원OT, 현장마저 조용 화정체육관 밖은 “티켓 영향이 크긴 큰가 보다”며 웅성이는 소리가 가득했다. “예년처럼 고연전 티켓 추첨의 기회가 없으니까 OT에 안 갔어요. 매번 진행 방식도 똑같은데 이번